임실군의회, 해외 출장…연수인가? 여행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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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실군의회, 해외 출장…연수인가? 여행인가?
  • 임순남타임즈
  • 승인 2019.11.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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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회화 못하는데 영어권 국가에서 선진 정책 및 제도 탐구·복지정책 분석?

출장경비 총 2320만원… 8인 하루 숙박비 90만원 넘어, 호화스러운 호텔 수준
주요연수 일정 오클랜드·로토루아·퀸스타운 등 대부분 관광패키지 상품과 흡사
현지인 “영어실력 최소 IELT 5.5 수준 되야 임실군의회 밝힌 연구 분석 가능하다”
해외출장건 100%찬성 가결돼… 공무국외출장 심의 구성시 의회 관여로 신뢰 논란

퀸스타운
퀸스타운

공인영어시험 치뤄본적 없고 회화조차 불가능한 사람들이 8일만에 영어권 국가에서 선진 정책 및 제도를 탐구하고 복지정책을 분석한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최근 국민의 혈세로 뉴질랜드와 호주 출장을 다녀온 전북 임실군의회 이야기다.

임순남타임즈가 현지 관계자들의 말을 빌어 임실군의회의 외유성 출장에 대해 분석해봤다.

임실군의회는 의원 7명과 사무국 직원 5명 등 총 12명은 지난달 28일부터 11월 6일까지 10일간 일정으로 뉴질랜드와 호주 국외출장을 다녀왔다.

임실군의회 당초 취지는 이랬다. 해외 출장으로 ▲선진 관광인프라 ▲도시재생·도시경관 발전 사례 ▲산림자원 관리 및 활성화 방안 등 선진 정책 및 제도의 비교 검토를 통해 지역 실정에 맞는 새로운 제도와 정책을 발굴해 의정활동에 활용하고자 한 것.

레드우드수목원
레드우드수목원

세금으로 초호화 숙박에 고급 식사까지?
출장국은 호주와 뉴질랜드. 출장자는 의장을 비롯한 부의장, 임실군의회 의원 등 총 8명이다. 출장경비를 살펴보면 총 2320만원으로 이 가운데 의장과 부의장 평균 식비는 62만3790원이며, 일반 의원들의 식비는 47만3220원이다.

출국일과 귀국일을 제외한 8일을 계산해보면 한 끼당 2만여 꼴이다. 뉴질랜드 환율로 계산하면 $30다.

뉴질랜드 교민 A씨는 "뉴질랜드는 외식문화가 발달해 있으며, 이곳 현지인들은 주로 한 끼당 $10 안 팎에서 끼니를 해결한다"고 말했다.

숙박비를 살펴보면 총 726만5600원으로, 8명이 하룻밤 90만8200원을 지출한 셈. 뉴질랜드 3성급 호텔 평균 숙박비는 2인실 기준 9만원 이며, 스파를 가진 5성급 호와스러운 리조트·호텔 가격은 2인실 기준 23만원이다.

와이토모동굴
와이토모동굴

영어 못하는데 관광투어로 연구 분석까지 가능할까?
임실군의회 주요연수 일정을 살펴보면 ▲뉴질랜드 대표 여행지인 오클랜드 ▲반지의 제왕 촬영지인 로토루아 ▲호빗 촬영지인 와이토모 반딧불 동굴 ▲쥬라기공원 촬영지인 레드우드수목원 ▲엑스맨, 나니아 연대기 촬영지인 퀸스타운 ▲미션임파서블 촬영지인 시드니 포트스테판 ▲시드니 시청 등 이다.

대부분이 한국 여행사와 현지 여행사가 판매하고 있는 관광 패키지 상품과 흡사하다.

뉴질랜드 여행사 관계자 B씨는 "이정도 일정이면 현지 관광 프로그램으로 아주 훌륭하다"라며 "나룻배를 타고 반딧불 동굴을 구경하고 양털 깍기 체험, 뉴질랜드 원주민인 마오리족 체험까지, 이렇게 둘러보고 귀국해도 후회가 남지 않지 않을 여행 프로그램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여행사 관계자 C씨는 "현지 여행사에서 판매하고 있는 그룹 투어 프로그램과 흡사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임실군의회는 이 일정을 통해 현지에 맞는 자연친화 관광 프로그램 개발 사례를 연구하고 자연생태계 보존 및 관리현황을 연구한다고 했다. 또 기후 변화에 따른 에너지 소비와 성공적인 숲 가꾸기 비교시찰 및 선진 민주정치 운영시스템도 연구한다고 했다.

뉴질랜드는 영국식 영어를 사용하는 곳이고, 최소 IELT 5.5 수준이 돼야 임실군의회가 밝힌 연구 분석이 가능하다는 것이 현지 교포들의 분석이다.

하지만 이번 해외 출장을 다녀온 임실군의회 의원들과 사무국 직원 중 공인영어시험을 치른 사람은 단 한명도 없다.

오클랜드에서 Travel & tourism(관광학과)을 공부하는 대학생 C씨는 "저 프로그램으로 짧은 기간 선진 관광 인프라를 체험하고 구도심 친환경 도시 계획 정책을 연구할 수 있다니, 나도 그 노하우를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저 일정에 나온 곳은 이미 해외 영화 대작들의 대표 촬영지로 홍보가 충분히 돼 있으며, 매일 전 세계인들이 몰려드는 곳이다"고 말했다.

피오르드랜드
피오르드랜드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임실군의회는 퀸스타운 크롬웰 과일시장을 견학하고 로컬푸드의 유통 및 관리 실태를 조사한다고 했다.

크롬웰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남섬 과일이 모여있어, 품질이 우수한 과일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이 때문에 남섬 관광 투어중 꼭 들어가는 곳이기도 하다.

현지 여행사 관계자 E씨는 "로컬푸드 분석하기 위해 크롬웰 과일단지를 방문한다니 놀랍다"라며 "사진찍기 좋게 잘 가꿔진 과수원에서 다른 관광객들은 셔터눌러대기 바쁜데, 임실군의회는 분석을 한다니 놀랍다"고 말했다.

드루어리에서 과일 농장을 운영하는 D씨는 "뉴질랜드는 마트가 잘 돼 있어서 한국의 로컬푸드 같은 곳이 필요하지 않다"며 "B2B는 마트로, B2C는 수십년 동안 선데이 마켓을 통해 소비자와 직거래를 하고 있다. 이 선데이 마켓이 한국식 로컬푸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후 시드니 일정도 뉴질랜드의 관광 일정과 별반 다르지 않다.

시드니 교민 F씨는 "임실군이 시골이라 들었는데, 호주의 대도시인 시드니의 도시 경관을 연구해 아주 작은 시골마을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냐"고 반문하며 "행정이나 법대는 높은 수준의 영어 능력이 필요한데, 단 하루만에 선진 민주정치 운영시스템을 연구하고 노인 스포츠와 도심 녹지조성 정책도 연구한다니 그 비법이 궁금하다"고 꼬집었다.

아그로돔
아그로돔

유일무이한 해외출장 견제장치 민간인 심사위원회...하지만 위원은 의장이 위촉유일
행전안전부는 의원들의 외유성 해외출장을 견제하기 위해 민간인이 참여하는 공무국외출장 심위원회를 거치도록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위원들 구성은 의회가 관여하고 있기 때문에 견제장치가 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실제 임실군의회 의원 공무국외출장 규칙을 살펴보면 심사위원회 민간위원은 의장이 위촉한다고 명시돼 있다.

임실군의회는 해외출장에 앞서 지난 9월 27일 공무국외출장 심위원회를 열었으며, 심의서 집계한 결과 단 한명의 반대 없이 100% 찬성으로 가결됐다.

임실군민 G씨는 "임실군민 중에 해외여행 다녀온 사람이 얼마나 되겠냐. 어차피 해외 출장 다녀왔으니 다른 지자체 처럼 보고서를 대리작성 시키다 걸리지 말고 성실히 작성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러한 논란에 대해 임실군의회는 60일의 기간을 들여 출장보고서를 작성해 해외 출장에 대한 연구 성과를 보여주겠다는 입장이다.

임실군의회 관계자는 "해외 연수를 다녀온 의원들 중 회화 가능한 의원들은 없다"면서 "하지만 행안부 권고안에 따라 개정된 규칙에 따라 해외 연수를 다녀왔다. 보고서는 규칙에 따라 60일 이내에 작성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임순남타임즈는 이번 해외 출장을 기획ㆍ총괄한 신대용 임실군의회 의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에 걸쳐 연락을 시도했지만, 답변이 없었다.

임실군의회 8박 10일 뉴질랜드와 호주 국외출장 일정
임실군의회 8박 10일 뉴질랜드와 호주 국외출장 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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